운동선수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폭로가 반가운 이유
학교폭력의 피해자는 피해 당시에도 성년이 된 후에도 그 고통을 몸과 마음에 계속해서 지녀야 하는 사회였다. 예전에는 지난 일을 가지고 지금에 와서 왈가왈부 하면 뭐하겠냐 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면 지금은 세상이 달라진 느낌이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최근과 같은 유명인들의 비행이나 폭력에 대한 폭로는 거대한 자본에 의해 수면아래로 가라 앉거나 묵살당하기 일쑤였으며 이러한 폭로를 했다는 이유로 2차, 3차의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대한민국이었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운동선수들의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피해자의 폭로는 비록 자신에게도 힘든 기억을 떠올리게 해야 하는 힘든 길일지언정 아픈 과거로부터 영원히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잘 갖추어진 인터넷망은 억울함을 당한 피해자가 용기내어 폭로할 때, 주변에서 이를 지켜보았던 목격자들의 객관적 진술을 확보할 수 있게 해주었고 아무리 잘 나가는 유명인이라 하더라도 이같은 문제에는 관용을 허용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는 피해자에게 더욱 큰 용기를 주었다.
이번 유명 연예인과 운동선수의 학교폭력 폭로 사태를 마주하며 영화 한편이 떠올랐다. 학생들을 괴롭히던 일진 역을 맡은 양동근은 형실 세계에서와 같이 떵떵거리며 살고, 그의 괴롭힘에 모진 학창시절을 보낸 약한 학생역의 주상욱은 상처받은 마음을 안고 소심하게 살아간다.
현실과 너무나 비슷하다. 한사람의 인생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사람은 그 사실조차 잊고 살아간다. 이 영화 '응징자'를 보며 주상욱이 연기한 학교폭력 피해자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렇다. 학교 폭력 피해자의 괴로움은 전학을 간다고 해서 또는 졸업을 하고 사회인이 된다고 해서 감쪽같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아마도 이번 학폭사건의 피해자들은 아직도 자신은 어린시절의 괴로운 기억에 짓눌려 있는데 반대 당사자는 자신의 인생을 마음껏 즐기며 생활하고 있는 점이 괴로웠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학창시절에는 지금과 같은 학교폭력과 왕따가 있어서는 안된다.
이번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폭로로 인해 괴롭힘을 당한 것을 되갚아주고 복수하는 것이 통쾌하다는 것이 아니다. 학교폭력과 같은 끔찍한 사건의 당사자가 된다면 성인이 되어서라도 어떤 방식으로라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폭로 사태로 인해 전국민의 뇌리에 각인된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면서 겪을 수도 있을 폭력사태의 빈도가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과 국민인식으로 인해 줄어들 수 있음이 반가운 것이다.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생활기록부에 남아 대학진학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는 것만으로는 두 다리 쭉 뻗고 거리낌 없이 살아갈 가해자에게 너무나 관대한 것이고 세상은 불공평, 불합리하게 돌아가는 것이다.
물론, 잘못된 사실관계나 유명세를 이용해 허위의 폭로를 하고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하는 시도도 반드시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공론화의 과정은 언제나 걸림돌이 있기 마련이며, 법과 원칙에 의해 제자리르 찾을 것이다.
용기어린 피해자들의 고백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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